후쿠오카 영화 리뷰
하도 심심해서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볼만한 게 있을까 해서 영화 목록을 보고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후쿠오카>
게다가 그 당시 한 라디오에서<기생충> 이후 박소담 배우의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에 이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기 때문에 고민 없이 바로 플레이를 누르게 되었습니다.
일본이란 배경을 좋아하기도 하고 실제로 가보지 못한 후쿠오카의 거리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영화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영상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스토리였지만 일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윤제문 배우는 예전 어떤 일이 있어서... 복귀하나 보다 하고 별생각 없었고 권해효 배우는 예전부터 호감이 있었어요.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청춘 시트콤에 출연해서 그 느낌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던 듯. 소담 배우의 작품을 많이 본 건 아니었지만 <기생충>과 <검은 사제들>에서 인상적이고 일상이 러블리해서 관심이 있었거든요. 특이하게도 작 중 이름이 모두 배우의 원래 이름이란 것이다. 본인의 인생이 아닌 가상의 세계의 또 다른 내가 되는 일은 어떤 기분일까요.
목차
개봉 | 20.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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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드라마 |
등급 | 15세 이상 |
러닝 타임 | 85분 |
배급 | 인디스토리, 률필름 |
감독 | 장률 |
출연 |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 야마모토 유키 등 |
소개
제문이 운영하는 책방의 단골손님 소담이 불쑥 찾아와 후쿠오카에 가자는 말에 책방을 핑계로 거절하지만 갑작스럽게 들려온 환청에 의해 마음이 바뀌고 가게 된다. 그녀와 함께 '들국화'라는 술집에 도착하고 이곳은 28년 전 첫사랑 '순이'를 동시에 사랑했던 해효의 가게다. 첫사랑이 좋아했던 책방을 운영하는 제문과 그녀의 고향이었던 후쿠오카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해효에게 "둘이 똑같아"라고 말하는 소담.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세 사람의 3일 여행이 시작된다.
이야기의 시작
노크 소리로 시작되는 영화. 아직은 낯선 이 스토리가 우리 마음속에 들어오게 하려고 그런 걸까요? 제문은 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손님이 거의 없는 중고 책방인데 가끔 찾아오는 단골손님 소담이 찾아옵니다. 앞뒤 없이 갑자기 후쿠오카에 가고 싶다며 같이 가자고 조르는 소담. 책방 운영 때문에 갈 수 없고 내가 왜 너랑 거길 가냐며 거절하는데 어디선가 비아냥 섞인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전화를 걸어 무언갈 확인하더니(아마 목소리의 주인공이 귀신일까 봐 확인하려고 했던 듯) 그렇게 둘은 일본으로 떠납니다.
캐릭터 소개
괴팍하고 순박하고 귀여운 거 다 하는 이상한 아재들
오래전에 대학교 연극 동아리 선후배로 친했었지만 순이를 동시에 사랑하게 되면서 멀어지게 된 케이스. 제문은 순이가 자주 가던 책방을 전재산을 털어 사서 운영하고 있고 해효는 순이의 고향인 후쿠오카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했지만 여자가 사라져 버리자 멀어진 사이.
기묘하고 이상하고 신비로운 소담
제문과 얼마나 친한지는 알 수 없지만 나이도 훨씬 많은 아저씨한테 일본으로 가자고 하는 21세의 소녀. 배운 적 없지만 일본어도 중국어도 다 알아듣고 분명 한국말로 말하지만 상대도 다 알아듣게 하는 마성의 소녀... 같이 여행 중에 사라졌다가 중요한 곳에서 나타나고 제문과 해효를 다시 화해하게 만드는 소녀. 귀신일까?
스포 없는 줄거리
교복을 입고 나타난 소담이 "아저씨, 나랑 여행 갈래요?"라고 묻는다. 제문이 자는 척하다가 학생인 걸 지적하면서 가라고 하지만 사실은 21세였다. 단지 예뻐서 교복을 입는다는 대화를 이어서 하는데 환청이 들린다. 그리하여 정말 둘이 후쿠오카로 가게 된다.
제문과 함께 들국화라는 술집에 들어가는데 해효가 제문을 보곤 영 반갑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가 만날 사이는 아니라면서도 술을 따라준다. 소담이 술을 달라며 스물한 살이라고 하니까 해효는 제문과 똑같이 말한다. "교복은 왜 입고 있는 거야?"
오랜만에 만나 같이 다니면서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며 싸우고 소담은 그런 아재들을 한심해하고 또 귀여워하면서 여행을 계속하는데요. 기묘하게도 예지능력도 있고 각자 모국어로 말하고 있는데도 서로 대화가 통하는 귀신(?) 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두 아재.
소담이 갑자기 거리를 지나다가 여기 꼭 가야 한다며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유키를 만나고 또다시 일본어와 한국어로 서로 대화를 나눈다. 왠지 서로가 낯설지 않다는 둘.
마지막에 송전탑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며 찾자고 하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두 아저씨와 여자들도 분주하게 뛰다가 살짝 놀라는 장면이 나오고 다음 씬과 함께 끝이 난다.
후쿠오카 영화 리뷰 소감과 마무리
솔직히 후쿠오카 보면서 머리 위에 물음표를 달고 봤어요. 여러 상상을 해봤는데 소담이 순이의 딸이거나 아니면 순이가 소담의 몸을 빌어 둘을 화해시키려고 하였든지 별 생각을 다했는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해석을 찾아보니 제문과 해효가 이미 죽은 사람이고 소담이 귀신들의 마지막 여행을 도와주는 인물이라는 얘기가 있고, 제문이나 해효의 꿈이라는 해석 등 분분하게 나뉘더라고요.
중간에 등장하는 유키가 어떤 키를 쥐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마지막 장면도 이해가 안 가고 그냥 난해해요.
온통 난해한 이야기로 끝까지 이어지지만 보이는 후쿠오카의 모습이나 지금은 많이 볼 수 없는 책방의 정겨움, 느리게 흐르는 듯한 시간과 그 속에 있는 유머가 이 영화에 끌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영화의 진정한 의미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데 보는 내내 무슨 이야기일지 해석하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아요.
세상이 진지함을 강요하니까
우리는 어떤 일에 대해 생각하는 걸 멈추지 않아요. 별생각 없이 한 말에도 숨은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모든 퍼즐을 풀려고 하죠. 사람의 인생 자체가 미스터리인데도 이런 창작물에 대해선 정답을 알려고 해요. 후쿠오카 영화에서 모두가 탑 위로 올라갈 때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하하하하 웃는 제문처럼 그냥 웃어버리면 되는 건데 말이에요. (버릇은 못 고친다고 왜 웃었는지 궁금해지지만)
이런 분들이 보면 좋아요
길지 않은 러닝 타임이고 여행을 갈 수 없는 요즘에 다른 나라의 거리를 보고 싶을 때,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되고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독립 영화 리뷰도 있으니 궁금하시면 읽어보세요.
리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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