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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s

<원 세컨드> 단 1초의 그 순간을 위해

by bbubboo 2022. 3. 31.

영화 원 세컨드 리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엄청 잘 찍는다거나 전시회에 출품할 정도는 아니다. 그냥 취미로서 그 순간을 담고 싶어서 찍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바쁘다는 핑계로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하늘을 올려다볼 시간도 없어져 카메라를 들 일도 적어졌다. 그러다 <원 세컨드> 포스터에 있는 '단 1초, 소중한 것을 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문구에 여러 생각이 든 건 무엇 때문일까. 감독이 전하는 영화의 의미를 보여주는 작품 리뷰.

영화 원세컨드 리뷰

영화 정보
개봉 2022.01.27
등급 12세 이상
장르 드라마
국가 중국
러닝 타임 103분
배급 찬란
평점 7.48
관객수 5,811명
감독 장이머우
출연 장역, 범위, 류 하오춘

목차

소개

러닝 타임이 종료하고도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은 아주 오랜만인 것 같다. 아쉬운 건 시대적 배경을 알고 봤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원 세컨드>는 2022 베이징 올림픽의 개폐막식 연출을 맡았던 장이머우 감독의 오래된 신작이다. 이미 2019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정식 초청을 받고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어떤 이유로 철회했고, 개봉이 미뤄지면서 오랫동안 상영되지 못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는데 내용에 문화 대혁명기 당시의 부정적인 중국 정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일부 있어서 검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시대적인 모습이 깊게 파고들 수도 있는 구석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필름이라는 소재, 더 확장한 개념인 영화의 의미를 찾는 작품으로서 많은 것을 보여준다.

줄거리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딸이 영화의 시작 전 상영하는 한 뉴스 필름에 등장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으로 향하는 주인공 장주성(장역)과 어떤 이유인지 그 필름을 훔치려는 도둑 류가녀(류 하오춘)의 스토리를 다룬다. 극 초반에는 코미디 요소로 서서히 빌드업한다. 필름을 훔치는 류가녀를 발견 후 벌이는 소동과 날이 밝아오고 다음 날 트럭 기사와 엮이는 해프닝까지 재미가 있는 일들을 보여주면서도 시대적 상황과 인물들의 성격과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준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풍습 때문에 인맥 의존도가 높은 부분이나 권력을 남용하며 특혜를 누리는 등 비판적인 시선이 상당히 많다.

1970년 노동교화소에서 탈옥한 그는 사막을 건너 어떤 마을에 도착한다. 탈옥한 이유는 자신의 딸이 뉴스 필름에 나오기 때문. 하지만 도착했을 때 어떤 소녀가 그 필름을 훔치는 걸 목격하고 쫓아간다. 되찾아와서 확인해보니 그가 원하던 건 아니었다. 다시 원하는 걸 찾기 위해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고...

<원 세컨드>라는 제목처럼 딸이 나오는 시간은 단 1초. 누군가는 그 짧은 시간을 위해 탈옥하는 미친 짓을 했냐고 나무라겠지만 누구보다 주인공에게는 간절했다.

훔치는 소녀로 나오는 류가녀도 누군가를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 장주성한테 필름을 되돌려주면서 정확히 몇 m를 줄 수 없냐고 부탁하는데 주인공처럼 의아하게 느껴졌다. 그 이유는 중후반부에 나오는데 남동생을 위해 빌린 영화 필름을 동생이 실수로 태워버렸기 때문이다. 그녀가 동생을 아끼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데 자신의 음식을 동생에게 주는 모습이나 본인보다 동생이 더 깔끔한 모습으로 대비되는 영상이다.

구조적으로 재미있는 소재를 전달함과 동시에 시대와 인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70년대를 담고 있는 이 작품에서는 그들 삶 속에서 영화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보여주고 있고, TV나 폰이 없던 시절 유일한 즐길거리인 시네마를 보기 위해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필름을 닦아내는 걸로 잘 보여준다. 우리 옛날에 TV가 있는 집에 함께 모이던 것처럼.

소감

영화 <원 세컨드>는 각박한 현실이지만 시네마가 줄 수 있는 의미를 찾는다. 상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마을 축제처럼 순수하게 즐기는 사람들 모습에서는 단순하게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의 의미를 준다고 느껴진다. 작품의 이야기도 있지만 영화라는 매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특별하다. 지금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널리 퍼져 있지만 그럼에도 예전 작품의 경우 비디오 같은 고전 매체로 존재하기도 한다. 소장하기 위해 찾으러 가거나 딱 한 번 보기 위해서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고생해서 얻은 그 한 편이 무엇보다 값지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극 중에서도 더러워진 필름을 깨끗이 닦거나 영사기에 넣어 상영하는 모습 등으로 보인다. 마치 <시네마 천국>처럼.

인간적인 모습

3명의 이야기로 얽혀있다. 딸을 보고 싶은 아버지, 동생을 위해 훔치는 소녀, 그리고 영사 기사다. 도덕적으로는 이기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인간적인 모습이 있다.

감정을 잘 전달하는 방법은 분명 언어이다. 하지만 말만으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가 카톡 같은 문자로 대화를 하면 표정이나 뉘앙스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문자가 편하지만 전화나 직접 만나야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좋아한다는 감정도 말과 함께 포옹 같은 몸의 언어가 필요하다. 이처럼 목소리의 톤이나 표정 변화, 사소한 행동 등 비언어적인 부분으로도 감정을 캐치하고 공감한다. 이 작품도 배우들의 연기로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의 기억은 서서히 지워지고 희미해진다. 필름은 그걸 기록하는 용도가 되기도 한다. 그 기적은 완전한 필름 전체가 아닌, 단 1초 그 짧은 프레임에서 찾아낸다. 그것도 대상이 본편이 아니라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뉴스 필름이라는 부분에서 다각적 시각에서 영화의 의미를 찾는다.

이러한 걸로 볼 때 장이머우 감독의 직접 겪은 경험이 투영되어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스마트 시대에 우리가 지나쳐버린 것들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리뷰를 마칩니다. 더 많은 리뷰가 궁금하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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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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