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대가 꿈꾸었던 세상
영화관에 사는 이야기꾼의 잡솔 시간입니다. 메가박스 안에 살다시피 일하며 실시간으로 변하는 극장의 모습을 눈에 담고 있어요. 킹메이커 리뷰 서창대의 포스터가 내려온 지 좀 지났고, 팝콘 튀겨지는 소리, 수없이 반복되는 광고 멘트, 코로나 방역 수칙 안내, 주차 안내, 그리고 사람들의 말 소리. 그런 소리가 내 주변을 감싸고 있다. 민주주의가 꿈꾸었던 세상일까.
목차
서론과 소감
때는 독재 정권이 있던 시대, 한 시골에 '약방'을 운영하는 사내가 있다. 약간 야매(?) 같은 약방 주인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는데 앞집 사는 남자가 자신의 달걀을 훔쳐 먹는 걸 봤지만 동네 이장에게 신고하니 하필 사촌이어서 오히려 나쁜 사람이 되어버렸다. 해결법은 "그럼 닭 발목에 컬러 실을 묶어두고 그 사람내 닭장에 넣어놔라.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그 닭을 보여줘라."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다.
보통 사람들은 하지 않을 법한 더럽고 치사한 방법을 써 맞불 혹은 뒷통수 치는 방법으로 이기는 이 사람은 서창대. 어릴 적 우연히 본 김운범의 연설을 보고 반해서 선거 사무실로 찾아간다.
이렇게 모든 일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항하는 남자 서창대는 김운범을 각종 선거에서 이기게 하고 대통령 선거에도 불려 나왔다. 그의 더럽고 치사한 수에 치를 떨다가도 결국은 잘 해결하는 그의 수완에 모두 혀를 내두르고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이겨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를 외치는 김운범도 신용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출신지가 늘 그의 발목을 붙잡고 그림자로서 존재할 뿐이었지만 자신의 자리에 만족한다. 하지만 사람은 늘 하는 만큼 아니 그 이상의 보상을 바라는 건 당연지사... 엔딩에는 서창대가 상대편으로 돌아서서 도움을 주고 돈을 받아 떠나는 게 그려진다.
그런 사람이 원했던 세상이 어떤 곳이었을까. 후보로 나온 사람들은 전부 좋은 공약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있고 나라의 대표는 청렴하면서 일도 잘하는 그런 세상이었을까.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봤을 때 그런 '좋은 사람'은 결국 맨 위까지 오르지 못했고 누군가의 밑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차라리 꿈은 꿈일 뿐이라고 영화에서라도 판타지를 보여줬다면 마음은 편했지 않았을까.
솔직히 예고편의 그 설렘과 임팩트가 조금만이라도 있었다면 지금보단 더 성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딱 예고편의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왜 이기는지가 중요한 겁니다'랑 '이기셔야 대의를 이룰 수 있는 겁니다'가 한 씬에 있었어야 했다.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이선균의 대사에 힘 빠진 상태로 끝까지 봤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 임팩트는 어디에도 없었다. 힘 없는 민주주의가 90년대에 가서야 이겼다는 한 줄 메시지가 전부. 이기는 게임으로 왕 만드는 게 특기인 서창대는 왕을 만들기는커녕 본인의 욕심에도 이기지 못하고 꾐에 빠져 상대편을 도와주고 끝난다.
곧 선거가 시작되는데 미래는 바꿀 수 없으니 지금 투표 잘하라는 메시지인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모두의 눈과 귀가 깨어 있는 시대에 누가 대놓고 나 나쁘다 나 좋다라고 표현할까. 어디선가 투표는 차악을 뽑는 거다 라는 말이 기억이 난다. 최선은 없고 그나마 덜 나쁜 사람을 뽑으란 얘기가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투표는 할 것이고 인물도 정해놨다. 내가 투표하는 사람이 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누가 되든 나라가 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쁜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세상... 그게 내가 바라고 서창대가 바라는 세상이 아니었을까.
킹메이커 줄거리
약방을 운영하는 서창대가 대통령 후보 김운범을 위해 일하는 이야기.
각종 더러운 수법으로 이겨왔지만 그의 출신은 이북으로 앞에 나설 수 없는 인물이다.
상대 후보도 이용하여 정당 선거에서 승리를 만들어 내 김운범의 인정을 받지만
미국으로 가기 전 신용을 잃어 가지 못하고 그 사이 김운범의 집에 떨어진 폭탄 때문에
서창대가 자작극을 벌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이를 이용하여 상대측 수뇌부가 둘의 사이를 떨어뜨려놓고 자기 쪽으로 오라고 회유한다.
결국 넘어가 선거를 이기게 만들고 돈을 챙기고 그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엔딩에 둘은 만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다른 집 사람이 달걀을 훔쳐 먹는데 그 사람이 이장의 사촌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럼 달걀을 선물로 줘야지 양심 있는 놈이면 어떤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하는데."
마지막 대사로 둘은 섞이지 않는 기름과 같았고 자신이 곁에 있으면 이 사람을 망칠 뿐이라는 걸 깨달은 듯했다.
굉장히 씁쓸하게 마무리 되는 영화 킹메이커
요즘 선거철이므로 한번쯤 보셔도 좋을 작품입니다.
많은 생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편안하게 보시길 추천해요.
리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Movie revi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스텔라 리뷰 백승기 감독님의 C급 갬성 (0) | 2022.02.26 |
---|---|
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 극장에서 본 후기 (0) | 2022.02.25 |
로마에서 보낸 특별한 하루 <로마의 휴일> 리뷰 (0) | 2022.02.24 |
트와일라잇, 처음 본 뱀파이어 영화 소환 (0) | 2022.02.23 |
필람 영화 무슨 뜻일까 필람 무비 뜻 나일강의 죽음 전격 오픈 (0) | 2022.02.22 |
댓글